2013년 5월 1일.
이 날은 스위스 그린델발트(Grindelwald)를 떠나 루체른(Luzern, Lucerne)에 들러 리기산을 본 후 취리히(Zurich)로 향하는 일정입니다.
[이동 경로]
그린델발트(기차) => 루체른(유람선) => 비츠나우(VRB 등산철도) => 리기산
Grindelwald(Train) => Luzern(Schiffahrtsgesellschaft) => Viznau(VRB train) => Mt. Rigi
리기산(VRB 등산철도) => 리기 갈트바트(케이블카) => 베기스(유람선) => 루체른(기차) => 취리히
Mt. Rigi(VRB train) => Rigi Kaltbad(Cable car) => Weggis(Schiffahrtsgesellschaft) => Luzern(Train) => Zurich
* 사진: 2013. 5. 1 / 호텔 아파트 내부(Apartment in Hotel Central Wolter)
3박 4일간 정들었던 그린델발트의 호텔 센트럴 볼터의 아파트 내부 모습입니다.
복층 구조로 되어 있고, 침실은 2층에 있습니다.
유럽 호텔들은 객실이 그리 넓지 않은 편인데, 여긴 호텔의 ‘아파트’라 그런지 내부도 넓직하니 좋습니다.
2층 올라갈 때 종종 천장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치는 것만 빼면 정말 마음에 들었던 호텔입니다.
* 사진: 2013. 5. 1 / 루체른 가는 길의 풍경
전날의 융프라우요흐나 쉴트호른의 눈 덮인 설국의 풍경과는 달리 루체른 가는 길은 완연한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와~ 이런 풍경이 바로 스위스지!” 이렇게 감탄하며 루체른 가는 내내 눈이 호강했습니다.
* 사진: 2013. 5. 1 / 호수 마을, 루체른 가는 길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입니다.
살짝 낮게 깔린 안개가 호수에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줘 그 아름다움이 한층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여기 사는 사람들은 서울, 뉴욕 등과 같은 첨단을 달리는 도시 속의 삶을 어떻게 생각할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시에 사는 내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부러워 하듯, 이들도 도시의 삶을 부러워 할까요?
이곳 호수 마을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드는 사진입니다.
* 사진: 2013. 5. 1 / 루체른 가는 길
* 사진: 2013. 5. 1 / 루체른 역
그림같은 풍경들에 푹 빠져 있다보니 어느 새 루체른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린델발트가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다소 황량한, 그래서 고즈넉했던 마을이었다면 루체른은 사람도 많고 봄의 기운도 물씬 풍겨나는 역동적인 도시였습니다.
루체른을 관통하는 강물과 다리, 그 맞은 편의 고풍적인 건물들을 보니 교통 요충지이자 중세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루체른이라는 도시의 실체가 실감이 납니다.
* 사진: 2013. 5. 1 / 루체른 유람선 선착장 근처
루체른 역 앞에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 있어 유람선 타기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저희는 이날 리기산 구경을 마친 뒤, 취리히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캐리어나 배낭 등의 짐은 루체른 역 안의 코인 락커에 맡겼습니다.
유람선 티켓을 따로 구매해야 되나 싶어 물어봤더니 스위스 패스가 있으면 그냥 승선해도 된답니다.
이 유람선으로는 리기산 등산로 입구인 비츠나우나 베기스, 필라투스 산 등산로 입구인 알프나흐슈타트, 스위스 건국의 땅인 뤼틀리, 빌헬름 텔 이야기와 관련있는 퀴스나흐트 등의 지역을 운행합니다.
한강 유람선이든, 파리의 센 강 유람선이든, 루체른의 호수 유람선이든 어느 유람선을 타도 기분좋은 여행의 묘미를 제공하는 유람선 여행입니다.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위에서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유람선이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유람선의 2층은 1등석이고 1층은 2등석입니다.
유람선 내부에도 좌석이 제법 많이 있고, 카페테리아도 있으니 편한 곳에 자리 잡으면 되겠지요.
저희는 점심으로 사온 버거킹 와퍼를 들고 1층 바깥쪽 배의 꼬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버거킹은 루체른 역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섰을 때 좌측 맞은 편 건물에 있고, 사람이 매~우 많아 붐비고 혼잡하니 시간이 촉박할 때는 다른 곳을 찾는 게 좋습니다.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위에서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위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지어진 듯한 몇몇 별장들이 눈에 띕니다.
그린델발트에서 루체른으로 올 때 본 호수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의 호수 풍경입니다.
신비스러운 자연의 느낌이 더 강했던 이전 호수와는 달리 비츠나우로 향하며 본 호숫가 마을 풍경은 한적한 전원 마을의 느낌이 나더라고요.
어느 쪽이든 살아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고, 마음에 늘 담고 싶은 풍경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위에서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위에서
* 사진: 2013. 5. 1 / 피츠나우(Viznau)에서 VRB 등산 철도타고 리기산 가는 길
루체른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려 비츠나우(Viznau)에 도착했습니다. (Vitznau 위치 – 클릭!)
유람선에서 내려 VRB 등산 철도로 갈아타고 리기산으로 갑니다.
이 등산철도가 무려 1871년에 유럽 최초로 개통되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 사진: 2013. 5. 1 / 피츠나우(Viznau)에서 VRB 등산 철도타고 리기산 가는 길
낮은 고도에서는 파란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점차 고도가 오르니 흰 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날씨는 쉴트호른이나 융프라우요흐에 비해 훨씬 따뜻한 편입니다.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정상역(Rigi Klum)
VRB 등산 철도를 타고 한 30분 정도 올라오니 리기산 정상역(Rigi Klum)이 나타납니다. (Rigi Kulm 위치 – Arrangy.com)
역에서 내려 조금만 더 걸어 올라가면(한 5분 정도) 리기산 정상이 나옵니다. (Rigi 산 정상 위치 – Arrangy.com)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오르는 길
융프라우요흐나 쉴트호른에 비해 덜 춥긴 해도 고도가 제법 높은지 다른 산들이 눈 아래 펼쳐져 있는 모습들이 장관입니다.
리기산 정상에서는 피어발트 슈테터 호수와 주변의 산들, 융프라우나 아이거 등 베르너 오버란트 지방의 설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간 날도 모처럼 날씨가 좋아 호수와 산 구경을 원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정상 안테나 모습
* 사진: 2013. 5. 1 / 리기산의 꽃
융프라우나 쉴트호른과는 달리 리기산에서는 그야 말로 ‘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의 결정체와 같은 꽃을 보고 있으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군요. 🙂
* 사진: 2013. 5. 1 / 리기산, 피어발트 슈테터 호수(4사분면)
리기산에서도 보이는 산들이 어떤 산인지 설명해 주는 표지판이 있어서(2사분면) 산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 사진: 2013. 5. 1 / 리기산
파노라마 사진처럼 하나 하나 찍어 연결하면 이런 모습이 나오지요.
너무 추운 산은 싫고, 다른 산들을 쉽게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산을 찾는다면 리기산이 딱 적당한 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리기산에서 바라본 다른 산들은 여전히 한 겨울의 설산처럼 보이는데 리기산은 봄이었거든요.
융프라우에서 추웠던 것 생각하면 리기산은 완전 봄입니다.
고도도 웬만큼 높아서 다른 산들을 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조건입니까.
이미 19세기부터 알프스가 바라보이는 전망대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산이라고 하니, 리기산의 좋은 조건을 사람들은 먼저 알고 있었나봅니다.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좌측부터 BJ, AJ, JM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좌측부터 JM, BJ
* 사진: 2013. 5. 1 / 리기산, 좌측부터 JM, AJ
* 사진: 2013. 5. 1 / 케이블카(cable car), 베기스로 향하는 길(Weggis)
내려갈 때는 리기산 정상역(Rigi Klum)에서 비츠나우(Viznau)까지 가는 게 아니라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역에서 도중에 내려서 케이블 카를 타고 베기스(Weggis)로 갔습니다. (Rigi Kaltbad 위치 – Arrangy.com)
리기 칼트바트 역까지는 약 10분 정도 소요되었고, 리기 칼트바트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기스까지 가는 것 역시 약 1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Weggis 케이블카 역 위치 – Arrangy.com)
올 때, 갈 때 모두 같은 루트로 갈 수도 있겠지만 다른 모습들을 보고 싶어 루트를 다르게 짜봤네요.
이렇게 올 때와 갈 때 모두 다르게 루트 짜서 리기산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사진: 2013. 5. 1 /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는 길, 베기스(Weggis)
아기자기한 건물과 마당들, 그리고 앞에 드넓게 펼쳐져 있는 호수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진: 2013. 5. 1 / 베기스 유람선 선착장(Weggis)
저희가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갈 유람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베기스에서 루체른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Weggis 선착장 위치 – Arrangy.com)
올 때 이동 경로에 따른 시간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갈 때는 이동 경로에 따른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리츠 칼트바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기스로 오는 길이 비츠나우를 통해 가는 길보다 빠른 셈이지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 루트가 좀 더 나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리기산 구경을 끝으로 루체른에서의 일정도 마치고 취리히로 기차를 타고 돌아갑니다.
호텔에서 하루 묵은 뒤,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독일의 뮌헨으로 향한 다음, 뮌헨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갑니다.
이것으로 허브라이트 크루들이 함께한 4월 17일부터 5월 2일까지의 유럽 여행 일정은 끝이 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그린델발트, 쉴트호른, 융프라우요흐, 루체른, 리기산까지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겠지요.
무엇보다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했고, 앞으로도 ‘함께’ 또 이런 추억들을 만들어 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길이었습니다.
허브라이트 크루 여러분들!
1년 또 미친 듯이, 열심히, 열정을 다해 일하고 또 함께 떠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