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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요흐에 가다] – 허브라이트

2013년 4월 30일.

이 날은 스위스에 오게 된 주요 이유라고 볼 수 있는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에 가는 날입니다.

4월 말의 스위스 산악지대는 아직 ‘겨울’이라고 볼 수 있어서 날씨가 좋지 않아 계속 걱정했는데요.

더는 날씨가 좋아지길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수만은 없기도 하고 이 날이 게중 가장 좋아 보이는 날씨 같아서 융프라우요흐로 과감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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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Kleine Scheidegg)로 향할 WAB 등산철도, 그린델발트 역(Grindelwald)

그린델발트에서 융프라우요흐로 가려면 그린델발트 역에서 WAB 등산철도를 타고 35분 정도 걸려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갑니다.

그곳에서 JB 등산철도로 갈아타서 약 50분 정도 걸려 융프라우요흐로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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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향하는 기차 안 풍경

클라이너 샤이데크 가면서1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가면서 본 풍경들

클라이너 샤이데크 가면서2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가면서 본 풍경들

어제 쉴트호른의 흐린 날과는 달리 제법 맑은 하늘의 설산과 설원의 풍경을 보니 곧 보게 될 융프라우요흐에 대한 기대도 커져 갑니다.

클라이너 샤이데크 가면서3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가면서 본 풍경(위의 두 사진)과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아래의 두 사진)

클라이너 샤이데크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Kleine Scheidegg)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린델발트에서 타고 온 열차와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갈 열차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클라이네 샤이데크를 구경하진 못했네요.

클라이네 샤이데크를 여유롭게 즐기고 구경하려면 바로 연결되는 열차가 아닌 다음 열차를 타도 될 것 같습니다.

윗 사진의 아래 쪽에 보이는 빨간 열차(JB 등산철도)로 갈아타고 고대하던 융프라우요흐로 다시 향합니다.

기차 안에서

  • 사진: 2013. 4. 30 / 융프라우 요흐로 향하는 기차 안 풍경

동화책에 나올 것 같은 예쁜 빨간 기차 안의 좌석도 빨간 색입니다.

기차 안에는 조그만 LCD도 있어 융프라우에 관한 정보도 전해 줍니다.

융프라우 가면서1

  • 사진: 2013. 4. 30 / 융프라우요흐 가면서 본 풍경

도중에 정차하는 구간이 생기면 내려서 후딱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다시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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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아이거 북벽 역(Eigerwand)에서 본 풍경

아래 마을이 까마득히 멀리 보이고 제가 서 있는 위치보다 낮게 자리잡은 구름의 모습도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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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아이거 북벽 역(아이거반트, Eigerwand)에서 본 풍경

구름위에 모습을 드러낸 산의 모습이 마치 바다 위 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풍경입니다.

마치 제가 산 위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이기도 합니다.

융프라우 가면서4

  • 사진: 2013. 4. 30 / 아이거 북벽 역(아이거반트, Eigerwand), 인물사진은 좌측부터 AJ, JM, BJ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JB 등산철도는 아이거 암반을 관통하도록 만든 터널을 통과합니다.

이 터널 안에는 2개의 역이 있는데, 첫 역은 아이거 북벽 역(아이거반트)이고, 두 번째 역은 빙해 역(아이스메어)입니다.

각 역 마다 몇 분 정도 정차하니까 내려서 터널 안의 전망용 창을 통해 바깥 구경도 하고 화장실이 급하면 화장실도 갈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등산 조차 어려운 아이거 북벽 내부에서 바깥을 볼 수 있으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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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융프라우요흐 입구 환영메시지(Jungfraujoch Welcome Message)

한글이 없었다면 무지하게 섭섭했을 것 같은 융프라우요흐 입구의 환영 메시지입니다.

융프라우요흐 전망대는 높이가 3,454m나 되기 때문에 움직일 때 조금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BJ는 계단으로 3개의 층을 연달아 오를 때 제법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기압이 낮아 산소가 아래 보단 좀 부족한 게 사실이겠지요.

높이 때문에 올 수 있는 고산병의 증세로는 두통, 어지러움, 부종, 호흡 곤란, 심장의 두근거림, 구토감 등이 있습니다.

체력이 약한 노약자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 심장이나 폐에 지병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몸을 고도에 익숙하게 하면서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좋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게 좋다고 하네요.

만일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에는 전망대 직원에게 말하면 전망대에 비치된 산소통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증상이 생기면 가급적 빨리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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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융프라우요흐 입구(Entrance of Jungfraujoch)

입구에는 지금 융프라우에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한 사람의 동상이 있습니다.

정말 융프라우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높이까지 기차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그들의 기술력과 근성이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융프라우 1

  • 사진: 2013. 4. 30 / 융프라우요흐 내부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안에는 스핑크스 전망동, 얼음궁전, 플라토 전망 테라스, 베르크하우스 등 볼거리도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안내도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으니 찬찬히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습니다.

위의 4사분면의 사진 같은 경우, 영상을 보여주는 화면에 굴곡을 주어 마치 화면이 입체감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웅장한 융프라우의 광경을 그에 걸맞는 멋진 음악과 영상으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융프라우 2

  • 사진: 2013. 4. 30 / 스핑크스 전망동(Sphinx)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내부를 벗어나 드디어 밖으로 나가봅니다.

밖은 눈바람이 제법 심하게 몰아치는데다가 눈구름과 눈으로 사방이 뒤덮여 있어 하늘과 산의 구분도 없이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

춥기는 또 얼마나 추운지요.

스페인에서 한 낮에 늦봄 또는 초여름의 날씨를 경험했었다면, 여기서는 눈보라 몰아치는 한 겨울의 날씨를 경험했습니다.

옷, 정말 따뜻하게 입어야 할 듯 하며, 바람이 무척이나 세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핑크스 전망동은 3,571m 높이로 천문대와 기상 연구소도 함께 있다고 합니다.

여기는 융프라우요흐 역 부근에서 대형 고속 리프트(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올 수 있습니다.

유리로 된 실내 전망 공간이 있고, 그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옥외 전망 발코니가 있어서 360도 조망이 가능합니다.

서쪽으로는 융프라우 본 봉우리(Jungfrau, 4,158m)와 로탈호른(Rottalhorn, 3,969m)을 볼 수 있으며, 동쪽으로는 묀히(Monch, 4,107m)를, 남쪽으로는 총 길이가 23km나 되는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인 알레치 빙하(Grosser Aletsch-gletscher)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희는 온통 새하얀 하늘과 눈 때문에 어디가 산인지 하늘인지 경계도 없는 온통 하얀 설국만 보고 왔네요.)

융프라우 3

  • 사진: 2013. 4. 30 / 전시실

2사분면 같은 경우엔 융프라우의 모습을 거대한 ‘스노우볼’처럼 꾸며놓은 건데, 똑같은 작은 스노우볼이 있으면 사고 싶더라고요.

나중에 기념품 가게에 들러선 스노우볼은 새카맣게 잊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우체국을 통해 보낼 엽서를 구매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TT

융프라우 4

  • 사진: 2013. 4. 30 / 얼음궁전(Eispalast)

얼음으로 깎아놓은 동물들의 모습도 볼만했고, 다니는 길의 내부도 모두 얼음이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빙하를 뚫어 만든 얼음 궁전으로, 1934년에 2명의 산악 가이드가 만든 것을 확장해서 지금과 같은 거대한 규모가 된 것이랍니다.

옅은 푸른빛이 도는 얼음 천장과 벽, 기둥과 바닥이 투명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곳이라 참 아름다워요.

그런데 내부가 좀 춥기 때문에 옷은 충분히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융프라우 AJM re

  • 사진: 2013. 4. 30 / 좌측부터 AJ, JM, 얼음궁전에서(Eispa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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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BJ, 얼음궁전에서(Eispa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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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점심식사, 베르크하우스(Berghaus)

스위스에서, 그것도 유럽의 최고봉, 융프라우에서 이 녀석을 점심으로 먹게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

한국에서 스위스 패스 구매할 때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안의 매점에서 먹을 수 있는 ‘신라면’ 쿠폰을 함께 주더라고요.

매점에 쿠폰을 제시했더니 매점 아저씨가 “차가운 물 부어줄까?” 이렇게 장난 치시면서 웃으며 라면을 내어주시더라고요.

밖에 나가 눈바람에 덜덜 떨고, 얼음 궁전에서 또 추위에 떨다가 먹게 된 이 뜨거운 라면의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게다가 얼마만에 본 한국 음식인지, 매콤하고 따뜻한 국물이 아주 일품이더라고요. 🙂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간다면, 이 라면 먹어볼 만하단 생각이 듭니다.

매점 맞은 편에 기념품 가게 겸 우체국이 있습니다.

거기서 엽서와 우표를 함께 구입해서 한국의 지인들에게 엽서를 쓴 다음 우표를 붙여서 가게 앞 노란 우체통에 넣으면 끝!

한국에서 엽서 받기까지 한 달이 채 안 걸리는 것 같아요.

반드시 ‘우표’를 붙여서 보내되, 한국 주소는 한글로 써도 잘 오니까 한국 주소를 영어로 어떻게 쓸지 고민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South Korea 정도는 영어로 큼지막하게 써 주세요.

융프라우 5

  • 사진: 2013. 4. 30 / 플라토 전망 테라스(Plateau)

여긴 스핑크스 전망대보다 눈바람이 훨씬 더 심했습니다.

아마 스핑크스 전망대는 건물 높이로 인해 특정 방향에서의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주었기 때문에 좀 덜 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플라토 전망 테라스는 건물도 높이가 있을 것 없이 낮은데다 사방이 뻥 뚫린 구조라 눈과 바람을 있는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게다가 바닥은 또 얼마나 미끄러운지 바람에 밀려 미끄러지다가 넘어지기도 했을 정도니 제법 공포스럽기까지 하더라고요.

게다가 세차게 불어오는 눈바람의 눈 결정이 제법 굵은 것도 있어 AJ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정통으로 가격해서 선글라스에 홈이 패이고 기스가 날 정도였어요.

그리하여 허브라이트 크루들은 4월 말의 융프라우요흐를 끝내 볼 수가 없었습니다.

눈바람과 산과 하늘의 경계도 없는 새하얀 설국을 볼 게 아니라면 융프라우는 여름이나 가을에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런 시기에 융프라우를 찾았기에 여유롭고 한가하게, 관광객들에게 치이지 않고 구경할 수 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겠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융프라우’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융프라우 6

  • 사진: 2013. 4. 30 / 스핑크스 전망동(Sphinx)

눈바람이 좀 잦아들었을까 하여 희망을 갖고 다시 찾은 스핑크스 전망동은 여전했습니다.

융프라우의 눈과 바람을 실컷 만끽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하늘과 땅의 구분도 없는 설국을 보겠냐며 위안을 하며 내려가기로 합니다.

내려가며 1

  • 사진: 2013. 4. 30 / 기차타고 내려가는 길의 풍경

기차 타고 융프라우요흐 전망대를 내려와 긴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오니 하늘이 이렇게나 맑은 모습으로 웃고 있네요.

융프라우요흐 높이에만 눈구름이 자리잡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날씨로 융프라우를 볼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하지만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이겠거니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다독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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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내려가면서 본 다른 기차들의 모습

내려가며 2

  • 사진: 2013. 4. 30 /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Kleine Scheidegg)

내려가는 길도 마찬가지로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에 들러, 기차를 갈아타고 그린델발트로 향합니다.

내려가며 3

  • 사진: 2013. 4. 30 / 내려올 수록 보이는 초원과 봄의 정취

아래로 내려올 수록 4월 말의 날씨답게 봄이 찾아오는 것이 보입니다.

군데군데 들꽃도 보이고, 스위스다운 너른 초원도 보이는 것이, 융프라우요흐의 기상 상황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내려가며 4

  • 사진: 2013. 4. 30 / 초원을 지나 그린델발트 역까지

완연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초원을 지나 드디어 그린델발트 역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그린델발트에 머무는 중, 가장 좋은 날씨를 보여주는 날이라 기분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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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호텔 레스토랑 1층, 야외 테이블에서 본 아이거 북벽

저희가 머무는 호텔(Hotel Central Wolter) 1층의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자리잡고 모처럼 환하게 다 보이는 아이거 북벽을 구경합니다.

저 아이거 북벽 꼭대기처럼 날씨가 좋았더라면 융프라우도 볼 수 있었을텐데 융프라우가 정말 높긴 높은가 봅니다.

이 호텔은 아이거를 보기에 전망이 정말 끝내주는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물론 스탭도 친절하고 방도 깔끔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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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30 / 호텔 1층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

AJ는 이틀째 같은 걸 시켜 먹을 정도로(위 사진에서 좌측에 있는 음식) 여기 이 음식 정말 맛이 괜찮습니다.

사진을 보니 이 음식 맛이 다시 그리워 지는 것 같습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근사한 풍광을 자랑하는 아이거 북벽을 마음 껏 감상하며 융프라우요흐에서의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내일은 그린델발트를 떠나 루체른과 리기산을 보러 갑니다.

목가적이고 평화롭고 아늑한 분위기의 그린델발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줄 루체른, 그리고 융프라우나 쉴트호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리기산은 어떤 모습으로 허브라이트 크루들을 맞이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To be continued…

[루체른, 리기산에 가다] – 허브라이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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