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깊은 구절
생의 유한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도서>는 성서 중 가장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는 글로 알려져 있다. 자칫 생 을 비관하는 염세주의라든가 무기력을 정당화하는 글로 해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한하다는 이유만으 로 생이 헛되다고 할 수는 없다. 허무함이라는 단어는 꽃처럼 찬란해본 적이 있는 생에 대해서만 쓸 수 있 다. 단 한번이라도 피워보지 못한 생을 살았던 이가 삶이 허무하다 말할 수는 없다.
요즘들어 ‘치유’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심리, 치유, 사색, 그림… 다른 듯 비슷한 요즘의 나의 관심사들.
절대적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삶이 무료하다 느껴질 때면 항상 일을 만들고 다니는 나.
내가 생각해도 가끔은 나도 내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나의 연애는 20대 중반이 되서야 시작이 되었고,
그 전까지는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지에 대해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고작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봐야 책 읽는 것 정도였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안읽히던 책들도 눈에 들어오고,
이것저것 읽어보니 나름 재미도 있어서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경험이 없던 대신,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인지 책에 대한 애착,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책 값이 워낙 비싸서 아무 책이나 막 살 수 없는 게 조금 아쉽지만.
이 책에 실려 있는 그림들은 머랄까.. 약간의 역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
어떤 책들을 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정물화이거나 아무런 동작 없는 인물화인 경우가 있는데,
그런 그림을 보려면 그 그림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이 많아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은
그보다는 그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작가 나름의 해설을 붙이고 있다.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작가의 해석도 마음에 들고, 난체 하지 않는 겸손함과 소박함도 좋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이 그림들을 다 어떻게 보았는지, 전부 다 실제로 본 것인지,
아니면 도록으로만 본 것인지도 궁금하고.
나도 힘들 때 생각나는 그림 같은 게 있으려면.. 조금 더 열심히 찾아다녀야겠구나.. 싶기도 했다.
… 사랑 때문에 우리는 잦은 가슴앓이를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원인은 사랑의 관계 자체에 있지 않다.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고 느낄 때 상처를 받는다.
나만큼 나에게 집중해주지 않기 때문에 섭섭하고,
나보다 나를 하찮게 취급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인간은 평생 타인을 사랑은커녕, 이해조자 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빠져 살다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 본문 중

60점 정도의 그림이 소개 되었는데, 이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든다.
리카르드 베리의 [북유럽의 여름 저녁] 이라는 작품인데,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몸을 틀고 있는 것이 친밀한 관계임을 말해주지,
고개는 서로를 형해 있지 않고, 각자가 보고 싶어하는 호수로 향해 있다.
둘 사이의 어느정도 간격을 둘 수 있는 관계.
이 정도의 관계일 때 사람은 자기를 돌아볼 수도, 상대를 인정할 수도,
그들간의 관계를 공감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눈빛이 닿지 않는 거리는 너무 멀고,
주먹 하나 들어갈 수 없는 정도의 가까움은 서로의 눈을 멀게할 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에 겁을 먹게 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상대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아져 결국 관계를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아서 인 것 같다.
항상 생각한다. ‘내가 먼저 똑바로 서지 못하면 둘이어도 똑바로 서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때,
사람 사이의 관계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본 리뷰는 happyfunky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appyfun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