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7일.
이날 허브라이트 크루들은 로마의 수도교(Acueducto Romano)로 유명한 세고비아(Segovia)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톨레도(Toledo)를 둘러보던 어제는 간간히 이슬비도 내리고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좋네요.
이번에는 마드리드의 아토차역이 아닌 챠마르틴 역(Chamartin Station)에서 renfe를 타고 세고비아로 향합니다.
톨레도 갈 때와 비슷하게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까지 한 30분 정도 걸리고, 최고 시속 250km로 달리는 쾌적한 열차입니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로 향하는 렌페(renfe) 안에서 찍은 마드리드의 아파트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Segovia) 역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역에서 바라본 드넓은 초원
마드리드 챠마르틴역에서 렌페(renfe)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세고비아 역입니다.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톨레도 역과는 달리 현대적이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역입니다.
세고비아 역사 밖으로 나오니 가슴이 뻥 뚫릴만큼 시원한 초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그렇고 곳곳에 이런 아름다운 초원들이 펼쳐져 있는 스페인,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시 외곽
세고비아 역에서 세고비아 시내까지는 버스를 타고 들어갑니다.
역 앞에 버스가 있으니 운전기사에게 버스비를 지불하고 타면 됩니다.
세고비아 시내 들어가는 길에 보인 현대차 판매 전시장이 반갑네요. 🙂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시내
버스에서 내려 로마의 유명한 수도교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면 갑니다.
수도교가 있는 구시가지까지 걸어가며 세고비아 시내를 둘러봅니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 Segovia)
수도교를 보는 순간 그 대단한 위용에, 잘 보존된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도교’ 라는 말 그대로 물이 흐르는 수로입니다.
조금씩 높이 차를 두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겠지요.
16km 떨어진 프리오 강의 물을 세고비아까지 끌어들인 것이라고 합니다.
유럽 각지에 로마 수도교가 남아 있지만, 세고비아의 수도교가 가장 아름답고 유명하다는군요.
전체 길이는 728m, 높이는 28m로 시멘트 같은 인공 접착제 없이 화강암 블록을 쌓아 2단의 아치형으로 만든 것입니다.
1세기경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에 건설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는군요.
고대 로마 시대의 기술이나 건축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직접 보니 놀랍기만 합니다.
세고비아 하면 수도교가 바로 연상될만큼 매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 Segovia)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 Segovia)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 Segovia)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수도교 너머 보이는 풍경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의 수도교 앞, 좌측부터 BJ, AJ, JM(허브라이트 크루들)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구 시가지(위)에서 내려다 본 수도교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구 시가지(위)에서 내려다 본 수도교와 세고비아 시내 풍경
- 사진: 2013. 4. 27 / 세고비아 마요르 광장(Plaza Mayor, Segovia)
구시가지로 올라가 조금 걸으니 탁 트인 마요르 광장이 나옵니다.
스페인의 도시들에는 이런 ‘마요르 광장’이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게 특징인 것 같네요.
4월 말이지만 이 때의 세고비아의 날씨는 제법 추웠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점심 식사를 하고 싶어 광장에서 노천 식당이 마련된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 사진: 2013. 4. 27 / 마요르 광장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식사
여기서도 익숙한 ‘메뉴’ 요리를 시켜 봅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 등이 나오는데, 가격은 순례길에서 먹던 것보다 2-3배 정도 비쌉니다.
1사분면은 애피타이저로 나온 빠에야, 2사분면은 애피타이저로 나온 스프,
3사분면은 메인 요리로 나온 코치니요(Cochinillo, 일명 애저구이), 4사분면은 메인 요리로 나온 관자구이와 감자튀김 입니다.
세고비아의 명물 요리로 유명한 새끼돼지 통구이(Cochinillo), 일명 애저구이에 과감하게 도전해 본 JM입니다.
도전 정신 강하고 비위도 다른 크루들에 비해 강한 듯 보이는 JM이 도전했는데 다음과 같은 평을 했더랬지요.
“세고비아의 대표적인 유명한 요리라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먹어봐야 후회없으니 도전했는데, 한 번은 먹겠지만 두 번은 못 먹겠다.”
어지간히 입맛에 안 맞았던 모양입니다. 🙂
전체적으로 허기를 채우는데는 성공했으나 기분 좋은 만족감까지는 주지 못했던 점심 식사였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Catedral)
식사를 마친 후 카테드랄,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선이 굵은 남성적인 웅장함이 대단했던 톨레도의 카테드랄과는 달리, 세고비아의 이 성당은 섬세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 섬세하고 우아한 외형 덕분에 카테드랄의 ‘귀부인’ 이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는군요.
1521년 코무네로스의 반란으로 파괴되었다가 1525년 카를로스 1세에 의해 재건되기 시작해 1577년 완공된 건물입니다.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 내부
마침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 분께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고 계시더라고요.(윗쪽 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마드리드, 톨레도의 성당에서도 파이프 오르간을 볼 수는 있었으나 그 소리는 들을 수는 없어서 아쉬웠는데 여기 세고비아에선 중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으로 톨레도의 카테드랄보다 규모도 작고 아기자기 하단 생각이 듭니다.
톨레도의 카테드랄은 일단 그 규모에서부터 압도 당하는 느낌이 분명 있지요.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 내부, 예수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린 모습인데, 굉장히 사실감이 있어 놀라웠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 내부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 내부
- 사진: 2013. 4. 27 / 카테드랄 외부
드디어 카테드랄 구경을 끝내고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 사진: 2013. 4. 27 / 산 에스테반 성당(Iglesia de San Esteban)
13세기에 건축된 것으로 가장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 중 하나로, 우뚝 솟은 종루가 유명합니다.
6층, 53m 높이에 벽면은 아치형으로 장식되어 있고 ‘탑의 여왕’ 이라고도 불린 답니다.
안타깝게도 미사 때만 입장이 가능한지 들어가 볼 수가 없었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Alcazar)로 가는 길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Alcazar)
건물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고 낯이 익다는 생각도 드는, 세고비아의 알카사르(Alcazar)입니다.
디즈니의 ‘백설 공주’ 만화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이 알카사르라는군요.
에레스마 강과 클라모레스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바위산 위에 위치한 성으로 원래는 왕실의 거성이었다고 합니다.
이사벨 여왕의 즉위식이나 펠리페 2세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거행되기도 했다는군요.
건물 안에 들어가면 이들의 즉위식, 결혼식 그림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 깊었고, 갑주나 실제 쓰였던 가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 내부
우측 가장 윗 부분의 그림이 이사벨 여왕 즉위식 그림입니다.
실제로 보면 훨씬 웅장하고 근사한 그림으로,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지는 그림입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 내부
마드리드에 있는 왕궁의 화려함에 비하면 다소 소박한 성에, 소박한 가구들이지만 가구들이 지닌 기품을 보면 왕실의 거성 답다 싶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 외부 및 옥상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 옥상에서 본 세고비아 전경
카테드랄을 중심으로 한 세고비아 전경과 멀리 과다라마 산맥까지 한 눈에 보이는 알카사르 옥상입니다.
중세에 지어진 세고비아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도 시원하게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 사진: 2013. 4. 27 / 알카사르를 둘러싼 절벽과 다리
알카사르 옥상에서 내려다 본 알카사르 아래로는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카사르 외부로는 폭이 좁은 돌다리로 연결되어 있고요.
지리적으로도 높은 곳에 위치해 외부인의 침입을 쉽게 살필 수 있었겠고, 이렇듯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위치한데다 입구는 폭 좁은 다리이니 수성하기에 유리하고 공성하기에는 매우 까다로운, 훌륭한 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페인 왕실의 삶이 녹아있는 알카사르 구경을 끝으로 세고비아 여행을 마칩니다.
마드리드로 돌아갈 때도 올 때와 마찬가지로 세고비아 역에서 renfe를 타고 마드리드 챠마르틴 역으로 갔습니다.
내일은 마드리드를 떠나 스위스의 그린델발트로 향할 예정입니다.
스위스는 또 어떤 모습으로 저희 허브라이트 크루들을 맞이해 줄지, 기대가 됩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