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도서감상

[Book Story] 바람의 화원 – 이정명


“나는 하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 얼굴에 관한 아주 길고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가르치려 했으나 가르치지 못한 얼굴,
뛰어넘으려 했으나 결국 뛰어넘지 못한
얼굴,
쓰다듬고 싶었으나 쓰다듬지 못했던 얼굴,
잊으려 했으나 결코 잊지 못한
얼굴……
나는 그를 사랑했을까? 아마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 사랑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홍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윤복: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

바람 같은 화원, 바람을 닮은 화원, 신윤복… 드라마에서 느꼈던 애잔한
그리움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러나 내가 가슴 닳아했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애틋한 love story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그림에 대한 설명들, 그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의 줄거리를 만들어 낸 듯한 느낌을 다소 받았다.

TV를 먼저 보지 않고 책 부터 봤다면 좀 더 책에 대해 감동을 했으려나…
적어도 내겐 TV가 좀 더 섬세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더욱 더 긴장감과 박진감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러나 이 책이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명품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그런 점으로 이 책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제자를 아끼는 거침없는 천재 김홍도, 바람처럼 자유로이 날아간 섬세하고 갸날픈 천재 신윤복…

문득, 그들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 이 글은 글쓴이의 허가를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myownway.tistory.com/)

[Book Story] 청춘불패 – 이외수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 로 시작하는 노래를 나는 스무살 파릇파릇하던 시절 참 좋아했었다. 정말 시간이 지나 그 시절을 회상하면 조금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며 살아볼 것을 아쉬워했던 순간도 있었다. 지금도 물론 나는 젊다. 그래서 나는 나의 젊음을 사랑하고, 신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저하되겠지만, 마음만은 생각만은 그때 그 마음 잊지 않고 살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이외수 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잘 사지 않는 오프라인 서점으로 달려가서 책을 구입했다. ‘이외수의 소생법’ 이라는 부재가 붙어있는 ‘청춘불패’. 제목부터 너무나 뭉클하고 가슴이 벌떡인다. ‘젊음은 절대 패하는 법이 없다’ 는 뜻으로 풀이되는 이 제목은 한동안 내 가슴에 남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참아내자, 젊은이’ 다. 너무 빠르고, 간단하고, 쉽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참는 법을 잊고 사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고 있다. 조금만 견뎌보면 알텐데, 그걸 못 참아서 안달 복달 하면서 불평 불만 늘어놓는 사람들에 대한 일침이 가득하다. 직설적이지만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는 이외수 님의 글은 참 따뜻했다. 사탕발림 같은 글은 집어치우고, 이외수 님이 책에서도 그러셨듯이,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겪어보니 그렇더라’ 는 경험에서 울어나는 멋진 훈수는 갈피를 못잡는 방황하는 사람들,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이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작은 위로와 마음의 조그만 울림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옥 같은 글들이 많이 있지만,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글들을 조금 찾아본다.


 


내 마음의 밑줄 긋기


p.62
사랑은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는 고무찰흙이 아니다. 사랑은 다이아몬드 같은 것이다. 적어도 일생의 일생을 다 바칠 각오로 그것을 구하고 실천하는 자에게만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 지금부터 새로운 각오로 다시 사랑을 시작하자. 집착과 욕망, 편견과 아집, 시기와 질투, 불신과 의혹, 그리고 무수한 사랑의 모조품들이 조잡한 거래를 일삼는 세속의 저잣거리, 거기서 만난 인연과 추억들은 그것들대로 아름답다 생각하자. 아름답다 생각하고 젊은 날의 일기첩에 마른 꽃잎으로 끼워두자. 그리고 이제는 초연히 길을 나서자.


 


p.145
그대여 숙고해보라


그대가 알에서 희망을 멈추어버린다면, 그대가 애벌레에서 희망을 멈추어버린다면, 그대가 넉잠자기에서 희망을 멈추어버린다면, 그대가 번데기에서 희망을 멈추어버린다면 어찌 날개를 가질 수 있으랴. 희망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희망은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여, 그대가 만약 날개를 가지고 싶다면 누에의 한살이 중에서 특히 고치의 부분을 소중히 생각하라. 비로 그대에게 절대 고독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결코 도망치거나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p.175
보라.


모든 성공한 사람들의 배후에는 언제나 열등감이라는 후원자가 있었다. 그러므로 열등감이 희박한 인간은 성공할 가능성도 희박한 인간이다.


그대가 지독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대가 타인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더불어 자만심을 멀리하는 미덕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니, 그대는 성공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 본 리뷰는 happyfunky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appyfun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