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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tory] 그림이 그녀에게: 서른 일하는 여자의 그림공감 – 곽아람 (아트북스)

작년에 이주은님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 를 읽고 나서 한동안 우울한 감정들을 위로 받는 느낌을 받았었다. 
비슷한 느낌의 책이 새로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바쁜 와중에 읽어 보기로 했다. 
  
‘일하는 여자의 그림 공감’ 이라는 부재가 붙어있는 이 책 속에 소개된 그림들은 뭐랄까..
 전체적으로 우울한 느낌이 강하다. 
아무래도 스무살부터 서른살에 이르는 시기의 여자들이 느끼는 감정의 절반 이상은 
기쁘고 행복한 느낌보다는 세상은 항상 나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 만들고,
내 맘대로 되지도 않고 무섭기까지 하니까. 

잘 살아보려고 버둥거려 볼수록 나 자신이 자꾸만 작아지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구 나는.. 서른의 여자들은 잘 살아야 하니까.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역시도 험난한 20대를 보냈다. 
학교다닐 땐 공부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던 모범생이 사회에 나가 서 학교에서 받았던 대우와는 너무나도 다른 차갑고 무뚝뚝한 세상에 홀로 남겨져 살아온 5년 남짓의 시간은 대충 읽어도 참.. 안쓰러웠다. 
작가가 나보다 나이가 한살 많지만 재수를 했으니 나와 같은 학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슷한 점이 꽤 많아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그녀가 직장에서 받았을 온갖 스트레스의 종류와 강도가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감이 잡힌다. 그것은 직업의 종류와 업무의 강도에 상관없이 ‘지금은 누가 머래도 내가 제일 힘들다’ 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일기의 형식을 빌려서 어떤 날의 느낌을 적고 거기에 어울리는 그림들을 소개하는 패턴이 ‘그림에 마음을 놓다’ 와 비슷하다. ‘그림이 그녀에게’의 경우는 개인의 느낌과 그림에 대한 설명이 8:2 정도의 비율이었다면 ‘그림에 마음을 놓다’ 의 경우는 6:4 정도로 보면 된다. 
‘그림이 그녀에게’를 읽고 있으면 힘들었던 이유가, 내용이 이상해서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  니라, 너무나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는 일상의 느낌들이 나의 그것들과 비슷해서 다시금 곱씹는 느낌이랄까. 
‘나도 그랬 던 적이 있었는데..’ 하는 마음이 들만큼 공감이 많이 되는 글들로 가득했다. 그런 반면 이주은님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 는 그림 설명에 조금 더 비중을 두었다. 그림이 완성되기 까지의 스토리라든가, 그림에서 중점으로 보아야 할 것들에 대한 설 명이 많아서 나처럼 그림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그림에 대해 느껴볼 수 있는 도슨트(그림을 설 명해주는 큐레이터)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절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있다. 이것이 20대와 30대의 차이가 아닐까. 20대는 삶 자체가 버겁고 지쳐있기 때문에 감정을 토로하기 바쁘다. 자기 스스로 어찌할 바를 몰라서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기를 바란다. 실제 위로 받고 못받고는 그 다음 문제. 그들 혹은 그녀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친구들끼리 수다떨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잠깐 잊어보는 것. 그 뿐이지 않은가. 그녀들에겐 여유가 많지 않다. 하지만 30대는 확실히 달랐다. ( 김주은님은 서른이 넘었다 )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었고, 어딘가 여유가 느껴졌다. 힘든 일이 있어도 감정의 틈을 둘 줄 아는 지혜. 
그것이 20대와 30대를 확연히 차이가 나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책에 실려 있는 그림에서 같은 그림이 한 점 나온다. ‘앱상트’.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두 권의 책에 대해 써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비슷한 그림들이 많이 눈 에 띄었다. 정확하게 같은 그림은 아니어도 정서가 비슷한 그림들의 나열이라.. 왠지 동지를 하나 더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정확하게 같은 그림은 아니어도 정서가 비슷한 그림들의 나열이라.. 왠지 동지를 하나 더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두 작가 모두 미술사를 전공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공부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하나씩 접하고 마음에 담아두었 다가 꺼내보곤 하지만, 나처럼 그림에는 관심만 있고 아는 것이 없는 사람들은 닥치는 대로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곤 한 다. 설명이 없으면 절대 그림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뚫어볼 수 없는 무지함이 아쉽다. 이런 책을 볼때마다 본격적으로 공부 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금새 실행하지 못하고 덮어버리는 실행력 또한 참 안타깝다. 그럼 어떠리… 이렇게 멋진 책들이 또 나오면 나는 또 서점으로 달려가 읽으면 되는 것을..^^ 
 
 위로받고 싶은 여자들이여… 책을 보라.. 거기에 당신의 너덜너덜해진 마음이 있으니,   당신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 단 한 구절을 찾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 본 리뷰는 happyfunky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appyfunky

[Book Story]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이주은 (앨리스)

인상깊은 구절 

생의 유한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도서>는 성서 중 가장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는 글로 알려져 있다. 자칫 생 을 비관하는 염세주의라든가 무기력을 정당화하는 글로 해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한하다는 이유만으 로 생이 헛되다고 할 수는 없다. 허무함이라는 단어는 꽃처럼 찬란해본 적이 있는 생에 대해서만 쓸 수 있 다. 단 한번이라도 피워보지 못한 생을 살았던 이가 삶이 허무하다 말할 수는 없다. 



요즘들어 ‘치유’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심리, 치유, 사색, 그림… 다른 듯 비슷한 요즘의 나의 관심사들. 
절대적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삶이 무료하다 느껴질 때면 항상 일을 만들고 다니는 나. 
내가 생각해도 가끔은 나도 내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나의 연애는 20대 중반이 되서야 시작이 되었고, 
그 전까지는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지에 대해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고작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봐야 책 읽는 것 정도였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안읽히던 책들도 눈에 들어오고, 
이것저것 읽어보니 나름 재미도 있어서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경험이 없던 대신,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인지 책에 대한 애착,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책 값이 워낙 비싸서 아무 책이나 막 살 수 없는 게 조금 아쉽지만. 
  
이 책에 실려 있는 그림들은 머랄까.. 약간의 역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 
어떤 책들을 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정물화이거나 아무런 동작 없는 인물화인 경우가 있는데, 
그런 그림을 보려면 그 그림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이 많아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은 
그보다는 그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작가 나름의 해설을 붙이고 있다.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작가의 해석도 마음에 들고, 난체 하지 않는 겸손함과 소박함도 좋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이 그림들을 다 어떻게 보았는지, 전부 다 실제로 본 것인지, 
아니면 도록으로만 본 것인지도 궁금하고. 
나도 힘들 때 생각나는 그림 같은 게 있으려면.. 조금 더 열심히 찾아다녀야겠구나.. 싶기도 했다. 
  
  
… 사랑 때문에 우리는 잦은 가슴앓이를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원인은 사랑의 관계 자체에 있지 않다.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고 느낄 때 상처를 받는다. 
나만큼 나에게 집중해주지 않기 때문에 섭섭하고, 
나보다 나를 하찮게 취급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인간은 평생 타인을 사랑은커녕, 이해조자 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빠져 살다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 본문 중 
  
  
60점 정도의 그림이 소개 되었는데, 이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든다. 
리카르드 베리의 [북유럽의 여름 저녁] 이라는 작품인데,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몸을 틀고 있는 것이 친밀한 관계임을 말해주지, 
고개는 서로를 형해 있지 않고, 각자가 보고 싶어하는 호수로 향해 있다. 
둘 사이의 어느정도 간격을 둘 수 있는 관계. 
이 정도의 관계일 때 사람은 자기를 돌아볼 수도, 상대를 인정할 수도, 
그들간의 관계를 공감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눈빛이 닿지 않는 거리는 너무 멀고,
주먹 하나 들어갈 수 없는 정도의 가까움은 서로의 눈을 멀게할 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에 겁을 먹게 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상대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아져 결국 관계를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아서 인 것 같다.
항상 생각한다. ‘내가 먼저 똑바로 서지 못하면 둘이어도 똑바로 서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때, 
사람 사이의 관계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본 리뷰는 happyfunky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appyfunky

[Book Story] 당신도 그림처럼 – 이주은 (앨리스)

‘그림에, 마음을 놓다’의 작가 이주은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읽지도 않고 당장에 구입했다. 
이번엔 어떤 느낌일까..  
아하하..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군! 
조금 더 따뜻해진 느낌이랄까. 
봄 – 여름 – 가을 – 겨울로 나누어서 시간의 흐름.. 이것은 인생을 뜻할 수도 있겠고, 감정의 흐름일 수도 있겠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에 대한 해석과 그와 덧붙여 조금은 사적인 느낌들이 실려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씩 깜짝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루쯤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잘빠진 몸매모다 잘난 마음을’ 
‘삶의 중심은 하트’ 
‘오만해도 좋다, 당신의 장점에 몰두하라’ 
  
이런 소제목들은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너무나 공감이 가서 책을 읽다 말고 풉! 웃었다. 
그야말로 잘 꾸며놓은 미술관에서 도슨트와 함꼐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만 같은 느낌의 행복한 책. 
감사합니다. 

(* 본 리뷰는 happyfunky님의 허락을 받고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appyfun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