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로 가는 길] # 5. 마드리드에서 순례길 준비 – 허브라이트

[날짜] 2013년 4월 17일

[이동] 인천 => 프랑크프루트 => 마드리드 => 알베르게

[이동수단] 인천 ~ 마드리드; 루프트한자 / 마드리드 ~ 알베르게; 자동차 픽업

[숙소(알베르게)] Petrus Guest House Albergue

[비용]

숙박비 – 20유로(알베르게 1인 1박 기준)

교통비 – 20유로(공항 픽업비용)

기타 – 2유로(크레덴시알 발급비용, 1인 기준, 일반)

여행의 시작 – Arrangy.com | 20, Calle de Finisterre, Madrid, Spain (자세히 보려면 클릭)

*사진: 마드리드 알베르게 약도 및 주소

(해당 알베르게의 자세한 정보 보러가기)

허브라이트 크루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사리아(Sarria)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사리아로 가려면 마드리드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판단했고 또한 산티아고에서 마드리드로 오기도 좋고, 마드리드에서 유럽의 다른 곳으로 가는 것도 편할 듯 하여 마드리드를 기점으로 정했습니다.

마드리드 공항에는 밤 11시 30분 넘어서 도착했고 짐 찾고 뭐 하고 하다보니 12시가 넘더라고요.

늦은 시간이라 알베르게에 공항 픽업을 요청드렸습니다.

알베르게에 도착해선 방 배정을 받고 크레덴시알(순례자 여권)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배낭 정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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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18 / 마드리드 알베르게 내부 복도, 밤에 자기 전 찍은 거라 좀 어둡게 나왔네요.

* 여기서 잠깐! 순례자 여권이 뭐야?

순례길 위를 걷는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문서로, 마치 여권처럼 생겼습니다.

종류는 일반 순례자 여권이 있고, 대학인 순례자 여권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생도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셋 모두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만들까, 일반 여권을 만들까 잠시 고민했지만, 졸업증명서 뭐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한다기에 그냥 일반 순례자 여권으로 발급받았습니다.

이 여권이 있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어디어디를 들러서 산티아고까지 왔는가를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묵게 되는 알베르게나 들르는 식당이나 바 등지에서 도장, 스탬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스탬프는 한 구간 당 최소 2개 이상씩 받아야 하니 이 점 참고하세요.

스탬프 에피소드는 마지막 편에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목표 지점은 모두 산티아고라 가정했을 때, 시작 지점은 누구나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처럼 사리아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프랑스 생장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여권으로 개개인의 시작지점을 알 수 있고, 그로부터 몇 km를 걸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도보로 순례자 길을 걸을 때는 100km 이상을 걸었음이 증명되어야만 순례자 증명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나 말을 타고 순례자 길을 갈 때는 200km 이상이어야만 순례자 증명서를 받을 수 있고요.

그러므로 스탬프를 착실하게 받아야 중간에 정말 ‘걸어왔다’ 임을 증명할 수 있겠죠?

그리고 순례길은 무궁무진하게 길고 또 많기도 하니까, 순례자 여권 한 번 발급받으면 다음에 다른 루트로 갈 때 또 쓸 수 있습니다.

다녀와서도 잘 보관하세요.^___^;;

저희는 마드리드 알베르게에서 인당 2유로씩 내고 일반 순례자 여권을 즉석에서 바로 발급받았습니다.

최근 다시 이 알베르게에 들어가보니, 6월부터는 대학인 순례자 여권은 모두 빰쁠로나 대학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라고 되어 있네요.

다만, 마드리드 알베르게에서 픽업도 가능하니, 신청서 양식 주소에 알베르게 주소를 기입하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아마도 일반인 순례자 여권은 그런 것과 상관없이 알베르게에서 즉석 발급 가능할 거에요.(확인 필요)

제가 알기로는 한국에서도 순례자 여권을 발급 대행하는 곳이 있다고 알고 있으니 편한 방법으로 여권 발급을 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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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18 / 마드리드 알베르게, 불꺼진 식당과 주방

[숙소의 장점] 

1. 캐리어 보관 용이

산티아고 순례길만 갈 게 아니라 유럽의 다른 곳도 갈 계획이 있다면 순례길 배낭 외에도 캐리어 가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끝난 다음에 같이 스위스에 가기로 한 상태여서, 캐리어 짐이 있었지요.

이 캐리어를 순례길에 들고 갈 수도 없고 막막하던 차에, 짐 보관을 해주는 알베르게를 알게 되었죠.

마침, 저희 순례길 일정도 마드리드 IN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루고 – 사리아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마드리드 OUT 일정이어서 짐을 맡기기도 좋고, 짐을 찾기에도 딱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아! 캐리어 보관 비용은 ‘무료’ 입니다.

2. 공항 픽업 가능

공항에서 접근할 때나 공항으로 나가야 할 때 ‘픽업’을 요청할 수도 있어서 짐이 많고 무거웠던 저희에겐 정말 반가운 점이었어요.

아무래도 캐리어에 배낭까지 끌고 메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에는 많이 불편하고 힘든 게 사실이니까요.

공항 픽업 비용은 20유로로, 1인당 비용이 아니라 승용차 1대 당 내는 비용입니다.

3. 기타 편의 구축

숙소 안에 라면이 비치되어 있어서 언제든 라면이 먹고 싶을 때는 개당 1유로씩 내고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순례길에서 만났던 알베르게들과는 달리 세탁기 사용도 무료였구요.

게다가 한국분들이 운영하시는 곳이라 깔끔하기도 하고, 여러 주옥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 있는 동안 알베르게 주인을 비롯한 다른 순례자분들과 다함께 된장찌개랑 밥에 삼겹살 파티도 하고 그랬네요.

(그 때 AJ는 배탈이 나 동석하지 못해서 슬펐어요. T.T)

[숙소의 단점]

1. 온도

굳이 단점을 지적하자면, 샤워실이 좀 추웠어요.

저희가 간 시점이 4월이라 아직 추울 순 있다고 생각하는데, 샤워 끝내자마자 한기가 몰려드는데, 수건으로 재빨리 닦느라 힘들었어요.

AJ 기준으론 방도 좀 춥긴 했어요.(JM과 BJ는 괜찮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침대 위에 전기장판이 깔려 있어서 그거 틀고 자면 아~주 따뜻하게 잘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2. 바퀴벌레

여자 화장실에서 한 번씩 죽어 있는 제법 큰 바퀴벌레 를 목격했어요.

살아서 움직이는 상태는 아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

바퀴벌레 발견하고 약을 뿌려놓고 죽을 때까지 기다렸던 건지, 아님 미리 설치된 바퀴 베이트에 견디다 죽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여기 알베르게에서 갈 때, 올 때 총 5박 6일을 체류했는데 딱 2번 봤네요.

보고 어찌나 놀랬던지…스페인 바퀴벌레는 참 크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샤워할 때마다 샤워실 내부엔 없겠지, 이러면서 좀 불안했던 게 생각나네요.

근데, 알베르게 내부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서 매우 깔끔하거든요.

제 생각에는 청결도와 상관없이, 건물 노후도 때문이거나 기타 주변에서 유입되어 들어오는 바퀴벌레일 거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번씩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는 걸 생각한다면 바퀴벌레 관리는 좀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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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26 / 12시 50분 톨레도(Toledo)행 열차표를 구입하는데 매표원이 영어를 너무 몰라서 아이패드에서 구글 번역기를 실행시켜 보여줬다.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순례길 배낭 점검할 때 물건들을 제법 많이 배낭에서 뺐었어요.

막상 정말 순례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을 하니, ‘최소한’ 만 가져가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배낭을 딱 메는데, ‘아! 이건 아니다, 빼자!’ 이런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간식으로 가져간 양갱도 이 때 왕창 빼고, 제일 필요했던 알로에젤도 이 때 뺐네요. ㅠ.ㅠ

순례길 위에서 아프거나 다치면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 오니까 마지막까지 약 종류들은 못 뺐어요.

그래서 다 챙겨갔는데, 무사히 순례길을 마칠 수 있어서 밴드 종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안 쓰고 왔네요.

저는 약은 딱 ‘계륵’ 같은 존재란 생각이 드네요.

넉넉하게 가져가면 마음은 안심되지만, 배낭이 무겁고, 조금만 가져가면 순례길 내내 마음은 불안한데 배낭은 가벼워 지겠죠.

순례길 위에도 도시들마다 약국이 있어서 비상 시 대처 가능하다고 알긴 했지만, 아무래도 의사 소통도 어렵고 여러 가지로 한국에서 쓰던 약이 각 상황에 맞춰 대처해 쓰기가 편하니까 저는 가져가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선택은 결국 각자의 몫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스페인 사람들 정~~~말 영어 못해요.

영어를 못 알아듣고, 못 말하죠.

그래서 순례길 도중에 병원이나 약국 가는 상황이 생기면 그야 말로 손짓 발짓 할 각오 해야 해요.

아무래도 의사나 약사니까 좀 더 배워서 영어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워낙 길거리에서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까 ‘그들이 영어를 할 줄 알거야’ 라는 생각은 안 하고 가는 게 좋아요.

당장 식당에서 음식 주문할 때도 모르는 거 물어볼 수도 없고, 묻고 용케 내용을 알아채도 대답을 스페인어로 하니까 이건 완전히 난감하죠.

모르는 단어는 아이패드로 열심히 구글 번역기 돌려서 하나씩 단어 찾아보고 그래야 했어요.

영어가 안 되는 스페인 사람과 의사소통 할 때는 아이패드에 한국어 치고 그걸 구글 번역기 돌려서 스페인어로 보여주고 들려주고 그랬어요.

그렇게 하니까 조금은 괜찮던데, 스페인 사람들 영어 정말 못 한다는 건 알고 가셔야 할 거에요.

이렇게 배낭을 다 싸고, 다 씻고, 맡겨둘 캐리어도 정리 끝낸 뒤, 저희는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다음 날 오전에 일찍 마드리드 공항으로 가야 해서 픽업을 요청해 놓은 상태였고요.

‘정말 순례길을 가는 구나’ 라는 걱정 반, 설렘 반의 마음을 가득 안고 잠을 청하는데 쉬이 잠이 오진 않더라고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나머지 크루들도 그랬을거에요.

말로만 듣던, TV에서만 보던 아름답고 숭고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직접 가게 되었는데 누군들 안 그랬을까요.

To Be Continued…

Buen Camino!

[산티아고로 가는 길] # 6. 마드리드에서 사리아 가기 – 허브라이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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